책
정확한 사랑의 실험
soosound
2015. 2. 4. 11:23
어떻게 그를 좋아하게 됐는지 기억을 더듬어보니, 한겨레21이 계기였다. 비평가 신형철로 그를 인지하게 된 것은 그 이후다. 그는 한겨레21에 책을 소개하는 글을 썼다. 그에게 소개받은 책들을 읽는 것이 큰 재미였다. 연재가 끝나고 꼭 그 이유에서만은 아니지만 한겨레21의 정기구독을 끊었다.
작년 말에 그의 결혼과 정혼자의 이름이 새겨진 신간 소식을 동시에 듣게 됐다. 그리곤 몇 번 서점에서 들었다놨다를 반복하고 어제서야 책을 집어왔다. 그의 글은 어쩌면 조금 더 사변적 혹은 깊어진 것 같다. 『몰락의 에티카』와 『느낌의 공동체』는 유려한 산문을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는데, 이 책은 좀 다르다.
책머리에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.
"비평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 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. 타인들에 대한 폭력적인 단언을 즐기는 사람들도 당사자의 면전에서는 잘 그러지 못합니다. 어쩌면 비평은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 늘 작품을 앞에 세워두는 글쓰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.(...) 저는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섬세해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.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섬세한 사람이 되어볼 수는 없을까 생각합니다. 저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실험해보고 싶습니다."